1. 내용
20년 전 11살이었던 소피는 아빠와 갔던 튀르키예 여행을 찍은 캠코더를 꺼내고 그 때의 추억을 떠올린다. 아빠와의 추억을 꺼내며 이해하게 되는 아빠의 31살.
눈부시게 아름다운 튀르키예의 태양아래 풍경을 배경으로 한 따뜻하고 슬픈 부녀의 추억이 펼쳐진다.
2. 가난하고 젊은 아빠
소피의 부모는 이혼했다. 같이 살지 못하는 소피와 여름방학을 튀르키예에서 보내기로 하지만 젊은 아빠는 가난하다. 뭔가 일이 풀리지 않는 것 같다. 돈이 없는데 왜 여행을 갈까? 그것이라도 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딸과의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했기에 모든 것을 다 꺼내 여행에 모두 썼을 것이다.
지금의 나보다 어리고 흔들리고 불안한 아빠를 보며, 어른이 된 나는 아빠가 애잔하다.
3. 아빠가 남긴 사랑
30살이 넘은 소피는 아빠가 전 재산을 털어 사준 양탄자를 밟으며 침대에서 일어난다. 아빠는 어린 시절도 그리 행복하지 않았던 듯하다. 소피에게는 사랑을 듬뿍 주고 싶었겠지만 능력이 없다. 소피에게는 붙잡고 살아갈 추억을 주고 싶었을 것이다.
4. 같은 하늘 아래 없는 아빠.
소피의 대사 중에 이런 말이 있다.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게 좋아. 노는 시간에 가끔 하늘을 오려다보거든. 그러다 태양이 보이면, 우리가 같은 태양을 분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 같은 하늘 아래 아빠와 내가 있는 거니까, 그럼 같이 있는 거지.”
아빠가 떠난 후 소피는 같은 하늘 아래 있지 않은 아빠를 원망도 많이 했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 보니, 부모가 이해가 되기도 하고 더 이해가 안 되기도 한다.
소피에게는 아빠가 사라지고 태양도 사라졌다.
5. 흔들리는 서른 살의 한 남자
영화에 나오는 노래 가사는 무너져가는 한 남자의 마음의 소리다. 어떤 노래는 “시랑으로 나를 잡아줘~~ 헤쳐 나가야 해” 라고 하고, 다른 노래는 “우리 자신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줄 수 없는지~~” 라고 절규한다.
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너를 위해 이 모든 걸 견딜 것이라 결심했을 것이다. 그러다, 외롭고 막막한 어느 맑은 날, 아직 젊은 남자는 혼자 앉아 온 몸으로 흐느낀다.
6. 추천
올해 본 영화중에 한 편을 추천하라고 하면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이 영화와 우연히 제목에 같은 ‘애프터’가 들어가는 “애프터 양”도 좋은 영화였다. 이건 그냥 그랬다는 얘기다.
영화 포스터도 접힌 자국이 나게 해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효과를 준 것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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