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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의 추천책 800

<휴먼카인드>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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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사람들이 친절하다고 말한다. 서로 친화력이 강한 종족만이 살아남는다는 예를 끊임없이 보여주며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친절하며 타인을 아낀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공고한 주장을 깨기 위해, 인간의 이기심을 강조해 온 여러 이론들과 실험들에 대한 반론과, 그 실험들의 기본적인 설정에 오류가 있음을 입증한다. 

 

어릴 때부터 자연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고 배워왔고, 이를 조정하기 위해 생긴 것이 정치권력이라는 생각을 머리 리 속에 심어온 나는 초반에는 이 책의 내용이 언뜻 와닿지 않았고 뜬 구름 잡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찬찬히 읽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다. 

요즘의 뉴스가 시청률과 클릭수를 끌어내기 위해 자극적인 부분만 강조한다는 사실에는 찬성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수많은 사건사고가 있음에도 우리 주변에 악해 보이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걸 보면 더욱 그렇다. 

내 경험을 떠올려봐도 그렇다.

뉴스에서는 아프리카는 살 수 없는 곳처럼 그려지지만 정작 몇 달 동안 남아프리카에 머물던 시기에 그 흔하다는 소매치기 한번 당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내가 만난 흑인들은 여러 가지 일에 관심이 많고 예술적으로 뛰어났으며 가난하지만 친절했다. 내가 운이 무척 좋은 것이라면 모르지만 뉴스만 보면 세상이 어둡게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이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서도 내 속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이기적인 인간에 대한 선입견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는다.  그러나 내가 지금껏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사람은 처한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악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 균열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작가는 인간의 친절함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으로 접촉을 강조한다.  알고 보면 나쁜 사람 없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서로 접촉하고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 의심을 거두게 된다. 

 

작가가 말하는 열 가지 삶의 규칙을 가끔 떠올리기 위해 적어놓는다. 

 

1. 의심이 드는 경우 최선을 상정하라

2. 윈-윈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생각하라

3. 더 많은 질문을 제기하라. 취향의 다름을 인정하라

4. 공감을 누그러뜨리고 연민을 훈련하라. 공감은 비관적이고 연민은 타인을 바라보는 눈이다. 

5.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라. 합리적인 수준에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은 "기술"이다. 

6. 다른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당신 역시 스스로 가진 것을 사랑하라

7. 썩은 사과에 초점을 맞추는 뉴스를 멀리하라. 

8. 냉소주의는 게으름의 또 다른 단어이다. 

9. 선행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10. 새로운 현실주의자가 돼라. 새로운 현실주의자는 대낮에 선을 행하고 자신의 관대함을 드러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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