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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사랑했던 형이 생을 마감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병마에 시달리다 떠나는 일을 겪으면 살아가는 일이 무상해진다.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며, 나는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고 싶지 않아도 생각하게 된다.
될 대로 돼라.. 이런 심정은 아니다.
그냥 현재의 삶에서 조금 거리를 두고 싶고 다시 생각하고 싶다.
주인공은 딱 그런 상태였던 듯하다.
지금의 삶에서 조금 떨어져서 어린 시절 형과 엄마와 방문했던 미술관의 경비원이 된다.
그곳에서 다시 자신의 본모습으로 돌아갈 힘을 얻는 것이다.
주인공의 삶의 궤적과 함께 미술관 곳곳을 직접 방문하듯 설명하고, 실제로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에 있는 예술작품의 링크를 연결해서 바로바로 찾아볼 수 있는 친절함도 잊지 않는다.
각 장마다 나오는 작품들을 찾아보며 읽느라 시간은 걸리지만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읽고 난 후에 혼자만 읽고 있기 아까워서 조카한테 선물하기도 했다. 좋은 책은 많은 사람들이 서로 추천하고 서로 돌려가며 읽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는데. 요즘은 즉흥적인 즐거움이 너무 많다.
우리 아이들도 호흡이 긴 즐거움을 즐길 줄 알면 좋겠지만, 벌써 휴대폰 쇼츠에 익숙해져 버려 며칠을 두고 생각을 잘근잘근 씹는 행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지 안달이 난다. 억지로라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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