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용
명문대 법대 출신인 와일리는 양복입고 직장에 출근하는 일을 거부하고 자전거를 타면서 도시를 누비는 퀵서비스를 하면서 살아간다. 와일리의 자전거는 픽시 자전거, 초기 자전거에 충실한 고정기어에 브레이크가 없는 자전거이다. 여자 친구 바네사도 같은 사무실에서 자전거를 이용해 퀵서비스를 하고 있다. 어느 날 와일리는 바네사의 룸메이트인 니마의 의뢰로 차이나타운으로 얇은 편지를 배달하는 일을 맡게 된다. 그런데 수상한 경찰이 따라붙어 목숨이 위태로워지고, 무리하게 자전거를 타다 다른 경찰에게 추격을 당한다. 봉투 속에는 니마의 아들을 밀항시킬 배표가 들어 있고, 밀항이다 보니 어마어마한 금액이 걸려있다. 그 표를 뺏으려고 쫓아오는 경찰 바비는 도박 빚 대신 표를 뺏어 폭력배들에게 주려고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와일리는 목숨을 걸고 표를 원래 목적지로 배달하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2. 감상
1) 번화한 뉴욕 배경을 즐기는 재미
높은 빌딩이 담벼락처럼 길 양쪽을 차지하고, 도로는 노란 택시와 각종 차들로 복잡하다. 이 도시를 자전거를 타고 누비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뉴욕은 워낙 차가 막히고 도시 내 산이 없어 평평하기 때문에 자전거를 이용해서 퀵서비스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영화에서도 1500명이 넘는 자전거 배달원들과 이들을 연결해주는 많은 중계회사들이 나온다.
2) 자전거 추격전이라는 신선한 소재
자전거를 이용한 추격전이라는 신선함이 영화에 계속 몰입하게 한다. 픽시 자전거라는 기어도 없고 브레이크도 없어 정말정말 위험해 보이는 자전거가 있다는 사실도 영화를 보면서 처음 알았다. 자전거 추격전이라고 해서 속도감이 떨어지지도 않고 긴장감이 낮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차보다 부상의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막힌 도로의 차들 사이를 요리조리 쏙쏙 지나간다는 점에서, 속도감이 더 많이 느껴진다.
기어도 없이 자전거를 모는 와일리의 근육과 심장에 느껴질 부하는 더 실감난다.
그리고 자전거를 이용한 묘기도 잠깐 나와서 보는 즐거움이 제법이다.
3) 마이클 새넌이 연기한 바비
나쁜 놈이다. 도박 중독이고,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삼고, 분을 참지 못한다. 목숨이 달려있다 보니 더하다. 내 도박 빚을 갚기 위해서 다른 사람이 희생되는 것 정도야 아무렇지도 않다. 목숨이 폭력배애게 걸려 있어 신경쇠약에 걸려있다.
악역의 연기가 괜찮았다. 이 사람도 악역 전문인 것 같다. 내 기억에 “세이브 오브 워터”에서도 악역이었던 것 같은데 정확하지는 않다.
악역의 죽음을 처리하는 장면도 아주 깔끔했다.
4) 사람 사는 모습은 다들 비슷하다.
‘황해’, ‘헤어질 결심’ 같은 영화들에도 중국 밀항자가 나온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내용이다. 미국에도 중국 밀항자가 나온다. 중국에서 밀항하려고 브로커에게 거액을 지급하고 목숨을 건다.
또 도박에 빠진 사람들은 사채를 쓴다. 그리고 또 탕진하고 목숨을 내 놓고 또 돈을 빌린다.
3. 인상적인 장면
바비가 도박을 하고 있는 장면에서, 벽에 붙은 의자에 앉은 백인은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다. 누군가가 돈을 다 잃고 오길 책을 읽으면서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다 바비가 돈을 잃자 이 사람에게 와서 돈을 빌린다. 20%가 넘는 사채다. 이 사람은 돈을 빌려주면서도 무심한 얼굴로 빌리지 말라고 한다. 험악한 폭력배들이 있는 불법도박장과 어울리지 않는 얼굴로 책을 읽는 사채업자라 기억에 남는 듯 하다.
4. 추천의 이유
재미있다. 몰입감이 상당하다. 처음에는 그냥 기대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자전거가 주는 속도감 덕분인지, 외출해야함에도 중간에 끊기가 싫었다. 퇴근 후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맥주 한잔과 함께 하면 좋을 영화다. 재미있다는 말로 모든 게 설명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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