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외화에 대해 개인적으로 제목에 불만이 많다. 그린 나이트 같은 단어는 한글로 바꿔서 영화 제목을 달아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녹색의 기사 정도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나이트라고 하면 영어 단어를 확인하기 전까지 기사인지 밤인지 알 수가 없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 <이니셰린의 벤시>가 있는데 원제는 <The Banshees of Inisherin>으로 이런 식이면 '벤시 오브 이니셰린'이 되는 식이다. 실제로 이런 식으로 그냥 영화 제목을 달아 놓는 경우가 많다. 조금의 노력을 제목에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
어느 순간부터 모든 사람들이 어느 정도의 영어 단어를 알 것이라는 전제하에 영화 제목의 영어 발음을 그대로 한글로 적어 놓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우리나라 말로 영화 제목을 바꿔 주는 정도의 역할을 배급사에서 해주면 영어에 약한 어른들이나 아이들도 영화 내용에 접근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이번에 그린 나이트를 한 번 더 봤다. 처음 봤을 때 거의 이해하지 못했는데, 어느 유명한 영화 평론가가 평점 5점을 줬다는데 의아하기도 하고 살짝 자존심도 상했었다. 그리고 묵히고 묵히다 다시 한 번 봤는데 처음 봤을 때보다는 보이는 것들이 많았다.
이는 왕의 친족으로 난잡한 생활을 하며 기사가 될 만한 명예로운 무용담이 없이 시간을 허비하는 가웨인의 성장기이다. 왕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명예로운 기사가 되어 주길 원하는 어머니는 가웨이의 각성을 위해 그린 나이트를 불러들여 거래를 하도록 하는 인물이다. 가웨인은 주위의 분위기에 이끌려 녹색의 기사를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한다. 그 여정에서 여러 경험을 하고 신비로운 경험도 한다. 그 여정 속에서 그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죽을 수도 있었다. 포기하기 않고 죽음에 맞섰을 때 그는 다시 살아 날 수 있었다. 명예롭지 않지만 왕의 자리에 올라 결국에는 외로운 죽음을 맞느냐, 명예롭게 거래를 완수하느냐도 본인의 선택이다.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화면과 음악이 좋았다. 긴장감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영화 흐름은 느리다. 느릿느릿 넘어가는 화면이 집중하기 쉽지 않지만 아름다운 화면 때문에 눈을 뗄 만큼은 아니다. 큰 화면과 큰 소리로 봐야 집중하기 좋은 영화다.
보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한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영화다.
아더왕의 이야기를 알면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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