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서울의 봄 군대를 갔다 오지 않은 나는 군대의 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연대병력과 사단병력이 어느 정도인지도 구분하지 못해서 사실 군인들이 많이 출연하는 영화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져서 잘 보지 않는다. 그리고 역사적 사건이라 자세히는 몰라도 대충은 아는 이야기라 굳이 영화로 다시 확인하고 싶지도 않았다. 영화를 본 후기를 몇 개 찾아보니 답답하고 화가 난다고 했다. 그래서 영화관까지 가서 아는 이야기를 보며 열 받고 싶지 않아서 영화관 가는 것을 미루고 있었다. 그런데 주말에 때워야 할 시간이 너무 많아져서 영화를 봤다. 역사적 사건을 말하지 않더라도 영화자체의 흐름이 긴박하고 빠르다. 연기자들의 완벽한 연기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군대의 흐름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에 대한 배려인지 감독이 사건의 .. 더보기 <어톤먼트> atonement 영화의 제목이 속죄이다. 1935년 어느 날 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세실리아와 로비는 세실리아의 동생 브라이오니의 질투로 인해 헤어진다. 그리고 다시하지 못한다. 세실리아의 로비를 바라보는 그리움이 가득한 눈빛과 돌아가고픈 로비의 절절함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사랑을 확인하기만 했을 뿐 오롯이 둘의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는 젊은이들의 아픔과 애절함이 가득하다. 사랑하는 이를 두 팔 가득 안아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내 두 팔이 저려지는 듯 느껴진다. 속죄라고 늘어놓는 말들이 허망하다. 사랑이 아니더라도 한 사람의 인생에만 맞춰 말하더라도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사랑에 빠져 설레임이 가득한 세실리아와 그를 그리워하는 세실리아를 그린 키이라 나이틀리의 연기가 대단하다. 아주 빼어난 미인이 아님에도 로맨스 .. 더보기 <맥베스>를 보고 어둡고 거칠다. 영화 초반에 전쟁 장면이 압도적인데 전투에 들어가기 전 겁에 질린 군인들의 눈빛이 인상적이다. 마녀들의 예언대로 왕이 된 맥베스의 가책과 권력욕 사이의 흔들림을 반영하듯 영화 화면도 불안하다. 카메라 움직임도 불안하고 화면 색감도 불안하다. 어렵지만 몰입하게 한다. 셰익스피어 원작의 문체를 그대로 따와 대사를 읊조리지만 대사를 음미하면서 즐긴다면 과하지 않다. 예를 들면 맥베스가 왕을 시해한 후 하는 대사가 이런 식이다. “전하의 근원이자 혈통의 샘이 끊겼습니다. 원천이 끊겼습니다. 여기 폐하께서 누워 계셨고 은빛 피부는 금빛 피로 물들어 있었고 살인자들은 그들이 저지른 죄의 색을 띄고 있었습니다.” 시를 읽듯 대사를 음미하는 맛이 있다. 더보기 <불편한 편의점>을 읽고 결혼하기 전에 나는 책값은 아끼지 않겠다는 생각을 실천하고 있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가족들이 생기니 책값도 조금 부담이 되고 책을 쌓아둘 넓은 공간도 경제력이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결혼 전부터 가지고 있던 책들 중 대부분을 중고책방에 정리했다. 아이들이 생긴 후로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장에서 책을 뽑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어 그중 아이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들은 구입하고 나머지는 도서관을 이용하는 편이다. 그런데 책 구경을 하러 가끔 들르는 서점에 아이들과 함께 갈 때면, 책을 고르고 사는 일이 자연스러워 지도록 직접 책을 골라서 구입하게 한다. 책을 고르는 안목을 조금이라도 길러주려고 그 책은 좋다 나쁘다 토를 달지 않으려고 애써 입을 닫고 있다. 불편한 편의점은 중학.. 더보기 <더 킬러>를 보고 데이빗 핀처 감독의 더 킬러를 보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넷플릭스 어플 대문에 있기도 했고 감독의 명성을 믿고 보기 시작했다. 나름 좋아하는 간결한 스릴러 겸 액션물이다. 암살자가 목표물을 기다리면서 목표물을 처리하면서 속으로 되뇌는 계획이나 결심이나 일의 절차들 때문에 주인공은 끊임없이 주절거린다. 그리고 정말 냉철하고 자기 관리가 뛰어나며 일의 처리에 있어서 빈틈이 없어보이지만 어이없게 여자의 몸짓에 살짝 흥분하여 일을 실패하게 되고 그로 인해 자신이 제거당할 위기에 처하면서 그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다시 복수를 행하는 이야기이다. 냉정해야하지만 조금은 인간적인 모습도 보이고 살짝 흔들리는 눈빛도 보인다. 이야기의 흐름은 깔끔하다. 격투신은 날것 그대로이다. 나는 사실적인 격투신을 그다지 좋아하지 .. 더보기 <앵무새 죽기기> 그래픽 노블을 읽고 나는 이 책을 읽은 어제까지 고등학교 때 읽었던 전혀 다른 소설이 앵무새 죽이기라고 여기며 수십 년을 살아왔다. 앵무새죽이기라는 소설을 읽은 줄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내 기억 속 흥미 위주의 소설이 왜 최고의 소설로 추앙받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 읽고 싶은 책을 쟁겨놓을 때 이 책을 구입해서 책장에 내내 꽂아놓았다가 어제서야 골라내 포장비닐을 뜯었다. 소설을 비닐로 꽁꽁 싸놓은 이유는 멋들어지게 만든 양장책이라고 여기고 그걸 보호까지 하려고 하는 출판사의 과잉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무겁고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양장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책을 잘못 골랐다고 투덜거리며 책 비닐을 뜯어 펼쳐보니 만화책이다. 당황했다. 그래픽 노블로 각색해서 출판한 책이라는데 책 표지 어디에도.. 더보기 <파친코>를 읽고 작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애플티비에 파친코라는 드라마가 떴고 좋은 평가가 있었는데 애플티비까지 구독하고 싶지는 않아 원작이라는 책을 구입했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자 새로 제본되어 출판된 것으로 보이는 소설책은 일단 표지가 아주 예뻤다. 그리고 바로 읽었다. 그리고 얼마 전 책장 앞에서 무슨 책을 읽을까 하며 책을 찾던 중 다시 눈에 띄었다. 자세한 내용이 생각나지 않아 다시 읽기 시작했다. 1. 일본에 정착한 조선인들 1910년대 부산 영도에서 태어나 1920년대 일본으로 넘어가 돼지를 키우던 이카이노에서 살아가는 조선인들이 대를 거쳐 현대까지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재일 조선인들은 그들의 능력이나 희망과는 상관없이 사회적 분위기에 밀려 선택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그야말로 빌어먹거나 .. 더보기 포가튼 러브(forgotten love) 나는 지상파 tv보다 넷플릭스같은 OTT, 유튜브를 더 즐겨본다. 대부분 유료서비스를 사용한다. 회원수가 늘면서 야금야금 회비를 올리지만 이미 사용하던 서비스를 놓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도 넷플릭스는 실질적으로 요금을 올렸다. 한달에 영화 한편만 봐도 본전을 뽑는다는 생각으로 보고 있었는데 이제 금액이 슬슬 부담스러워 지기 시작하는건 사실이다. 짜증이 나지만 어쩔 수 없다. 이런 영화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나 왓챠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최고 장점은 이런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아니면 일본, 기껏해야 프랑스 정도의 영화만 접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폴란드 영화나 얼마 전에 본 송곳니 같은 그리스 영화를 볼 수 있다. 폴란드나 그리스에도 영화가 만들어 지고 있다는 것 조차 인..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